비료도 농약도 없다! 인간 간섭없는 자연의 힘으로 살아가는 논[환경스페셜-「숨쉬는 땅」 2부작 2편 논, 자연으로 돌아가다] / KBS 20001213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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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Premiered Apr 1, 2023

▶ 인간의 간섭이 없는 그곳엔 생명이 살아있다!
논 위에는 거미줄과 잡초가 무성하고 온갖 벌레들이 약육강식의 생존법칙에 따라 함께 살아가고 땅 속에도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있다.
5월, 일반적 농가에서는 먼저 볍씨를 준비하면서 볍씨를 물에 담그고 소독을 한다. 뿌리가 나고 순이 나는 것이 정상 순서지만, 물에 담긴 볍씨는 숨을 쉬겠다는 본능으로 순부터 나오게 된다.

▶ 볍씨의 에너지는 비정상적인 순의 성장에 소모된다. 싹을 틔운 볍씨는 육모판으로 옮겨진다. 50도씨의 고온에서 약 3일, 볍씨는 인간이 만들어준 환경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5월 중순에는 땅을 미리 갈고 물을 댄 논에서 모내기가 이루어진다. 옮겨진 모는 이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 모내기가 대부분 끝난 6월, 밀 수확과 동시에 볍씨가 논바닥에 직접 뿌려진다. 땅을 갈지 않고 볍씨를 직접 뿌리는 이른바 무경운직파 농사법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비료와 농약없이 땅의 힘만으로 농사를 짓는다. 밀짚은 볍씨의 영양분이 되며 잡초제거의 효과가 있다. 볍씨는 비료대신 만든 땅 속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밀짚이 가라앉아 새로운 유기물층을 형성한다. 갈지 않은 땅은 이런 유기물 층을 완전히 보존하고 있고 볍씨는 이 유기물 층의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생명의 싹을 틔운다.

▶ 무경운 직파논의 볍씨는 일반논의 벼가 싹을 먼저 틔운 것과 달리 뿌리를 먼저 내린다. 그 다음 뿌리가 흡수한 양분으로 싹을 틔운다.
무경운 직파법이 가능한 이유 - 흙 속에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많이 살아있어 흙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흙 1그람 속에는 1억마리에서 최고 10억 마리의 미생물이 산다. 땅을 이롭게 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은 박테리아, 사상균, 방선균 등이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식물이 곧바로 흡수할 수 있는 무기원소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무경운 직파논의 밀짚이 썩어 벼의 영양분이 될 수 있는 것도 이들 미생물이 있기 때문이다. 갈지 않아 유기물층이 그대로 살아있는 논의 흙, 이 흙 속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많은 미생물들이 건강한 흙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이런 미생물이 많은 흙 속에는 이를 먹이로 하는 지렁이, 보라톡토기, 개미와 같은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다.

▶ 땅의 힘으로 농사를 짓다.
뿌리의 생장 - 일반논에서 화학비료는 곧바로 녹아 아무런 노력없이 벼가 직접 흡수할 수 있는 형태가 된다. 따라서 일반논 영양분을 흡수하는 측근만 발달해 있으며 대부분 웃자라게 된다. 따라서 태풍이 지나가면 일반논에는 벼가 심하게 쓰러진다. 바람 앞에서 줄기가 이삭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다.
무경운 직파논에서 줄기는 튼튼하고 뿌리 역시 건강하다. 무경운의 뿌리는 직근과 측근으로 나뉘는데 물과 측근이 잘 발달한 무경운 직파 논의 벼줄기는 시간이 지나며 여러 줄기로 분화한다. 땅 속으로 곧게 뻗은 직근은 줄기를 지탱하고 옆으로 자란 측근은 영양분을 흡수한다. 따라서 폭풍우가 온다고 해도 쓰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버틸 수 있다.

▶ 병충해 - 일반논은 장마 후, 장마 뒤의 논은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병충해들에게 좋은 서식처이다. 벼 병충해를 박멸하기 위해 일반 논에서는 농약을 많이 친다. 독성이 강한 농약은 일시적으 로 병충해를 죽일 수 있지만 병충해의 내성이 강해지면서 농약의 독성 역시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농약의 더 큰 문제는 해충을 잡아 먹는 익충까지 무차별적으로 죽이는데 있다. 비료와 농약이 없는 무경운 직파논은 생태계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인간의 간섭이 없는 이곳에서는 익충과 해충이 공존한다. 서로 먹고 먹히는 질서 속에서 벼 병충해 문제도 생태계 스스로 해결한다.

▶ 무엇이 그것을 가능케 하는가?
어떤 인위적인 투입물 없이 벼는 출수를 하고 이삭은 영글어간다. 자연의 힘을 믿고 맡긴 결과다. 흙의 힘을 믿고 지은 농사, 베어진 자리에는 다시 밀씨앗이 뿌려지고 볏짚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흙은 생명이 잉태하고 살아가는 보고이다. 흙의 힘을 믿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흙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힘이다.

▶ 무경운 직파 논의 흙은 작토층과 심토층의 구분이 없었다. 땅을 파 자 흙 속에 무수한 구멍이 보인다. 직파논의 벼뿌리가 파고든 구멍이다. 이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들어가고 물이 들어가 흙은 숨을 쉰다. 이는 흙의 힘으로 스스로 자란 벼는 숨구멍을 통해 흙을 살리고 살아난 흙은 다시 벼를 건강하게 키우는 순환의 원리이다.

▶ 자연의 힘을 믿고 자연에 맡긴 논에 뿌려진 밀알, 이 밀알은 숨쉬는 땅에서 살아있는 흙내를 맡으며 긴 겨울을 견딜 것이다. 그리고 또 새봄이 오면 다시 싹을 틔워 숨쉬는 땅. 살아있는 흙의 생명력을 증명해줄 것이다.

※ 이 영상은 [환경스페셜-「숨쉬는 땅」 2부작 2편 논, 자연으로 돌아가다(2000년 12월 13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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