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보고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실명의 위험, 녹내장 / YTN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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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Jul 9, 2019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 안과 질환인데요.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녹내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수정체 혼탁으로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는 백내장과는 달리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어 더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먼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의 신호를 뇌로 전달해주는 게 눈 뒤쪽에 있는 시신경인데요. 이 시신경이 만성적으로 손상되는 질환이 바로 녹내장입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을 보시면 왼쪽은 정상 시신경 사진이고요. 오른쪽은 녹내장이 발생한 시신경 사진입니다. 녹내장이 발생한 시신경을 보면 가운데 부분이 유난히 밝은 걸 볼 수 있는데요. 이게 정상 시신경과 가장 다른 특징입니다.

이러한 시신경 손상에 따른 시야결손이 동반되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게 되는 3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앵커]
녹내장의 주요 발병 원인이 안압, 안구 내부의 일정 상승과 관련되어 있다고 들었는데요. 안압이 높을수록 녹내장에 걸릴 확률이 커지는 건가요?

[인터뷰]
네, 흔히 하시는 오해 중 하나가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이 아니고,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이다'라는 것인데요. 녹내장이라는 병은 한 가지가 아니고요. 일단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녹내장은 크게 두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원발 개방각 녹내장'과 '정상안압 녹내장'이 있습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은 정상이지만 시신경이 계속 손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근시나 시신경 혈류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이 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율이 약 80% 정도로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그러니까 녹내장이 발생하는 원인이 100% 안압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는 거죠.

[앵커]
그러면 안압에 따라서 녹내장의 유무를 판별할 수는 없겠군요.

[인터뷰]
네, 안압 때문에 판별할 수는 없습니다.

안압이 높지 않아도 시신경 손상이 있는 정상 안압 녹내장 같은 경우에는 80% 이상으로 꽤 많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왜 이렇게 많이 발병하는 건가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근시나 시신경 혈류 이상 외에도 큰 안압 변동 폭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안압 측정을 외래에서 하게 되는데 하루 24시간 중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진행됩니다. 또 대부분 외래 진료가 낮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밤 시간이나 새벽 시간의 안압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에서 하루 일과 중 안압 변동 폭은 3~6mmHg이며, 녹내장 환자는 이보다 변동 폭이 더 큽니다. 야간에 누워서 잘 때 자세나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안압 상승 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데요.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야간 안압 상승이 더욱 크고, 녹내장 손상 진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정상 범위 내에서도 외래 진료 시마다 측정한 안압 수치의 변동이 큰 환자들은 추후 녹내장 손상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앵커]
녹내장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두 가지 중에 정상 안압 녹내장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또 다른 '원발 개방각 녹내장'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인터뷰]
먼저 말씀드릴 부분이, 우리 눈에는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가 있는데요. 이 액체는 스펀지 형태의 조직인 섬유주를 통하여 방수가 빠져나갑니다. 이 방수의 배출 경로가 열려 있으면서 안압이 높은 경우를 원발 개방각 녹내장이라고 하는데요.

사실은 정상안압 녹내장도 개방각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는 원발 개방각 녹내장이 정상안압 녹내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평균 안압의 정상 범위는 보통 10~21㎜Hg으로 측정되는데요. 이 정상 범위보다 안압이 높으면 원발 개방각 녹내장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됩니다.
반면, 이 방수의 배출 경로가 막혀서 안압이 오르는 경우는 폐쇄각 녹내장이라고 합니다

[앵커]
눈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수가 잘 배출되지 않는 폐쇄각 녹내장은 급성으로 나타난다고 하던데요. 주로 어떤 경우에 잘 발병하나요?

[인터뷰]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개방각 녹내장이 가장 흔하고요. 10에서 20% 정도의 비교적 드문 유형으로 폐쇄각 녹내장이 나타나는데요.

급작스럽게 눈 뒤쪽 후방 압력이 상승하게 되면 앞쪽에 있는 홍채가 각막 쪽으로 이동하여 방수가 빠져나가는 전방각이 막히고 그로 인해 안압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것인데요. 보통 눈 길이가 다른 분들에 비해 좀 짧은 분들, 특히 중년 여성에서 보다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는 외상이나 안구 내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속발 녹내장', 그리고 태어났을 때부터 안압이 높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선천성 녹내장' 등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녹내장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녹내장이 발병하게 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인터뷰]
원발 개방각 녹내장과 정상안압 녹내장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전혀 없습니다. 우연히 검진이나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였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녹내장으로 인한 안구 손상이 중기에서 말기에 이르렀을 때야 시력 저하나 시야가 좁아져 보이는 자각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는 거죠.

이에 반해 급성으로 안압이 오르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심한 안구통 및 두통과 함께 시력 저하가 발생합니다. 그 외에도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되고, 눈이 심하게 충혈되며 불빛을 보면 주변에 달무리, 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녹내장,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젊은 층의 경우 우연히 안과에 갔다가 녹내장 발병 사실을 아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젊은 층에서 꽤 많이 나타나고 있나 봐요?

[인터뷰]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17%가 40세 미만으로 알려져 있고요. 2012년 약 11만 4천 명에서 2017년에는 약 13만 4천 명으로, 40세 미만 젊은 녹내장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많이 하는 라식, 라섹과 같은 굴절 수술 상담을 받으러 내원하였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젊은 녹내장 환자의 경우에는 고령 환자와 다르게 근시 혹은 고도근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시는 말 그대로 가까이서는 잘 보이는데 멀리 볼 때 잘 보이지 않아서 안경이나 렌즈를 껴야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근시 혹은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눈 길이가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더 얇고, 힘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풍선을 더 크게 불수록 풍선의 표면이 더 얇아지고 터지기 쉬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따라서 근시가 있는 눈은 근시가 없는 눈보다 시신경 구조물이 약해 모양이 뒤틀리면서 녹내장성 손상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녹내장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앵커]
사실 저도 지금 시력이 안 좋아서 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건데, 저도 안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녹내장을 치료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녹내장은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입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재생되지 않는데요. 따라서 추후 진행을 늦춘다거나, 막아주는 쪽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아직 검증된 치료법은 안약이나 레이저 및 수술로 안압을 낮추는 방법밖에는 없고요. 초기 및 중기에는 꾸준히 녹내장 안약을 점안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일 안약만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녹내장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 외에 생활습관에서 주의할 부분은 술, 담배는 멀리하는 것이 좋고,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삼가는 게 좋습니다. 또한, 몸에 꽉 끼는 옷이나 물구나무서기, 플라잉 요가,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몸의 압력이 올라가는 행동들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앵커]
생활습관에서 주의할 부분을 말씀해주셨지만, 녹내장을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녹내장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요. 정기적인 안과 검사만이 답입니다. 특히 방금 말씀드린 녹내장 발생에 대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1년에 1번은 안과 검진을 받아보시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근시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말씀해주셨는데, 이외에도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분들, 안압이 높은 경우도 녹내장 위험이 크다고 하니까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겠네요.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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