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스트라디바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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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On Oct 6, 2022

현재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바이올린은 전세계적으로 600대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존 상태가 좋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가격은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지난 200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354만 달러에 거래된 기록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여전히 온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현악기 장인으로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를 꼽습니다.
이 위대한 악기 장인이 예외적으로 오랫동안 풍성한 작품을 남겼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의 전성기는 18세기 초 대략 15년간이다. 이 시기에 크레모나의 천재 장인은 정점에 도달했지만, 그의 절대적인 탐구와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은 마지막 숨을 다할 때가지 이어졌다. 그의 바이올린이 부르는 노래가 영원히 울림으로 남게 된 것은 그의 나이 예순을 넘어서부터다. 숨을 거두던 1737년 12월 18일에도 그는 작업실에 있었다.
1630년대 즈음하여 페스트가 이탈리아 북부를 휩쓸었고, 알레산드로와 안나 스트라디바리 부부는 크레모나를 떠나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아다녀야 했다. 이 와중에 스트라디바리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의 흔적을 다시 찾게 된 것은 1660년경 크레모나 지방의 유명한 장인 니콜로 아마티의 작업실에서다. 니콜로 아마티의 할아버지인 안드레아 아마티는 한 세기 전에 바이올린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젊은 스트라디바리는 이렇게 유서 있는 장인에게서 일을 배웠다. 그는 그곳에서 바이올린 제작기술뿐만 아니라 글쓰기와 계산법도 배웠다. 비록 글쓰기나 계산법은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들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당시 작업실 동료였던 구아르네리나 루지에리도 훗날 악기 장인의 본고장인 크레모나에서 전설적인 존재들이 된다. 그들은 모두 니콜로 아마티와 한집에서 먹고 잤다.
스트라디바리는 현악기 제작에 푹 빠졌다. 그는 스승의 심부름꾼으로 도처를 오가며 악기 제조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했다. 귀하디귀한 단풍나무나 가문비나무를 모아 들여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늙은 니콜로가 전문가의 솜씨로 비올라나 베이스비올라의 매끈한 곡선을 파내는 모습도 오랫동안 관찰했다. 그는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 바이올린 한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70~80개의 부속들은 벌써 다 외우고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기도 전에 횡판을 아치형으로 구부리는 법까지 꿰었다. 이 앙상하고 키 큰 젊은이에게는 천재성이 엿보였다. 아마티는 그를 좋아했고 늘 주시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전수하지 않았다.
스승은 조금씩 더 까다로운 작업을 그에게 맡겼다. 이제 주머니칼, 대패, 둥근 끌 다루는 법은 비밀이 아니었다. 숨 막힐 정도로 펄펄 끓으며 귀한 니스를 만들어내는 증류기술도 비밀이 아니었다. 일에서는 실수도 배움이었다.
몇 년 동안 스트라디바리는 자신이 만든 악기에 스승의 이름을 서명으로 넣었다. 그의 이름을 내건 최초의 악기, 그러니까 그의 재능과 영혼을 쏟아 부어 만든 최초의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그의 나이 스물두 살에 나왔다. 당시의 유행에 따라서 그는 이름을 라틴식으로 바꾸었다. “크레모나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1666년에 제작하다”라는 라벨은 기나긴 스트라디바리우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에 붙었다. 그는 살아가면서 1천 1백 점의 악기를 제작했고 그 중 절반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2년 후에 스트라디바리는 따로 개업을 했다. 그는 연상의 젊은 과부 프란체스카 페라보스치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 여섯 명의 자녀가 있었다. 두 아들 프란체스코와 오모보노는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금세 성공이 찾아왔고 형편도 좋아졌다. 스트라디바리는 현악기 제작자들이 모여 살던 피아자 산 도메니코에 대저택을 마련했다.
하지만 스승 아마티가 아직 살아 있었다. 비록 생애 말년에 이르렀다고는 하나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스트라디바리는 아직 스승의 스타일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능가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때가 다했음을 깨달은 스승은 스트라디바리를 공식적인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리고 지나가듯이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곡면은 너무 많이 구부리지 말게. 그러면 소리가 부드러움을 잃지.”
아마티는 세상을 떠났다. 스트라디바리가 아마티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기를 극복하고, ‘자기 고유의 소리’를 만들기까지는 아직도 몇 년이 더 흘러야 했다. 그는 좀더 길고 폭이 좁은 바이올린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트라디바리는 10년간 이 길쭉한 바이올린에 매달렸다. 그러다가 모델의 폭을 좀더 넉넉히 하고, 곡면 두께를 엄격하게 관리했다. 그리고 높이를 살짝 낮추는 변화를 주게 된다. 니콜로 아마티의 마지막 조언을 받아들인 셈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라벨이 붙은 악기 한 대 한 대는 고유명사, 영웅시, 행복과 불행을 다룬 일화들과 함께 전설의 영웅이 되었다.
1698년, 스트라디바리의 나이 쉰두 살에 아내 프란테스카가 세상을 떠났다. 홀아비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듬해 그는 스무 살이나 어린 안토니아 잠벨리와 재혼했다. 새 아내는 다섯 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리고 ‘황금시대’가 열렸다. 크레모나의 대가는 이제 그 명성이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섰다. 유럽 방방곡곡에서 왕자와 돈 많은 음악가들이 귀한 악기를 앞 다투어 갖고 싶어 했다. 이 은총의 세월에 확실한 손놀림, 깐깐한 목재 선택, 질 좋은 니스, 형태의 순수성, 모든 요소들의 균형이 완벽의 경지에 이르렀다. 누구도 넘어설 수 없고 감히 비견할 상대가 없는 경지였다.
1737년 겨울에 스트라디바리는 죽었다. 그의 죽음은 악기들의 명성에 쐐기를 박았다. 아버지의 명성에 눌린 프란체스코와 오모보노는 도메니코의 작업실 문을 닫았다. 현악기 제작의 아버지가 죽고 나자 50년 가까이 침묵과 망각이 지배했다.
살라부에의 코지오 백작이 그 어두운 침묵 속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조심스럽게 되살렸다. 그는 피에몬테에 있는 자신의 성에 희귀한 악기들, 스트라디바리우스들을 열정적으로 수집했다. 그는 꼼꼼한 수집가였다. 목록을 작성하고, 분석하고, 발굴하고, 복원했다. 그는 개미처럼 끈기 있게 일했다. 그리하여 대단한 컬렉션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거장의 작업도구, 틀, 끌, 공명통의 핀, 크로키, 형판까지 모아놓았다. 스트라디바리의 막내아들 파올로는 가난에 못 이겨 자질구레한 유품까지 팔아야 했다. 수집가는 약간의 위조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작업이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또 한사람의 괴짜 타리시오의 탐색이 없었더라면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역사는 완전히 묻힐 뻔했다.
루이지 타리시오는 코지오 백작과 정반대인 인물이었다. 그는 보잘 것 없는 목공으로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나중에는 열렬하게 현악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떠돌이이자 고물장수였던 타리시오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광, 다락방 등을 뒤져서 물물교환을 했다. 귀한 보물을 얼마 안 되는 값에 사들여서는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되팔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행색은 비록 방랑자였지만 전문가적인 안목을 지니게 되었다. 타리시오는 나중에 장 바티스트 뷔욤 같은 파리의 현악기 제작자와 힐 같은 런던 장인의 악기 공급책이 되었다.
타리시오의 주검은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꼭 끌어안은 채 발견되었다. 그 바이올린은 ‘메시아’로 불리게 되었다. 타리시오가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지만 절대로 남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그래서 누구나 꼭 한 번 보기를 고대하던 바이올린이었다.
이렇게 해서 크레모나의 천재 장인 스트라디바리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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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숲 채널 운영자(성필원)는 무계획적인 사상가를 뜻하는 'kabbu'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학문과 성공의 지혜를 결합시킨 최초의 세속 철학자로 칭한다. 기존의 인식과 완전히 다른 의미있는 삶의 철학을 추구하면서 그 결과물을 글과 강연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양처럼 살 것인가 늑대처럼 살 것인가』와『생존』, 『정보브로커』,『인간농장』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으며, 『내 안의 백만장자』와 『행동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를 직접 번역해 책으로 내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20만명 ‘힘이되는 좋은글’ 같은 다양한 사이트들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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